최근 김준문 감독의 쇼타임 스튜디오에서 삼성카드 홍보영상을 제작했습니다. 러닝타임 2분인 영상이 두 편이나 되니 상업용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선 꽤나 길다고 할 수 있죠. 덕분에 김준문 감독의 독특한 캐릭터와 애니메이팅 스타일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사실 쇼타임 스튜디오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 작업은 MBC 예능 <무한도전>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입니다. 캐리커처 스타일의 캐릭터와 눈을 이용한 풍부한 표정 연기, 쉼 없는 립싱크, 또 발랄하고 다이내믹한 제스처까지. 쇼타임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빠짐없이 보여준 작품이었죠. 이러한 정교한 움직임은 스톱모션 애니메이팅의 교과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준급입니다.
김준문 감독은 이번 삼성카드 홍보영상에서도 얼굴 표정과 몸 동작을 통해 캐릭터의 감정과 생각을 뚜렷하게 보여줍니다. 캐릭터의 다이내믹한 표정과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찬찬히 뜯어보면 신체 부위 하나하나가 허투루 움직이는 법이 없죠. 얼굴의 눈썹과 눈동자, 입꼬리 처리부터 시소 타는 캐릭터의 발끝 방향 처리까지, 이런 모든 움직임이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습니다. 정말이지 보기 드문 멋진 애니메이팅입니다.
이 블로그에서 저는 늘 애니메이팅 스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캐릭터의 움직임을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애니메이션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애니메이팅은 캐릭터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첫 단추입니다. 때문에 기본기조차 갖추지 못한 애니메이팅 실력으로는 스토리를 흡인력 있게 전달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번 쇼타임 스튜디오의 영상이 많은 분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