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같은 올 상반기 작업
올해 제 작업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네요. 극단적으로 다른 크기의 관절뼈대를 번갈아 가면서 작업하고 있으니까요. 지난달에는 10cm도 안 되는 키에 얇은 팔 다리를 가진 소형 캐릭터의 뼈대 작업을, 지난주에는 키가 50cm인 대형 캐릭터의 뼈대 작업을 끝냈습니다. 이번에는 다시 키가 6cm 정도 되는 초소형 캐릭터의 뼈대 작업을 위해 기계를 세팅하며 작업하고 있죠. 위 사진은 그 뼈대의 부품입니다.
스톱모션 작가가 상상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뼈대를 통해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관절뼈대 제작자로서의 제 역할인데요. 하지만 일반적인 공장 시스템의 관점에서 보면 뼈대 제작은 극악의 비효율성을 자랑합니다. 수억이 넘는 고가의 기계를 여러 대 사용하는 데다 세밀한 수작업 가공 공정까지 들어가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현존하는 기술과 엔지니어링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가의 상상력까지 더해지는 작업의 경우에는 난이도도 급상승하게 됩니다. 일반적인 크기와는 다른, 초소형 뼈대나 대형 뼈대를 만들려면 한정된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연구와 테스트를 진행해 새로운 솔루션을 찾아내야 하죠. 20년이라는 관절뼈대 제작 경력을 갖고도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