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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 해를 정리하면서 마지막으로 참여한 ‘배달의 민족’ 광고입니다. 스톱모션 제작은 콤마스튜디오에서 담당했습니다. 이번 광고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정말 멋지죠. 소품과 세트, 애니메이팅 어느 하나 빠짐없이 탁월한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스톱모션 스튜디오답네요.

  • Client 광고주: 우아한 형제들 (Woowa Brothers)
  • Agency 대행사: HS애드 (HS Ad)
  • Production 프로덕션: (주)애딕트미디어필름 (Addict Media Films)
  • Stopmotion & Characters 스톱모션 및 캐릭터 제작: (주)콤마스튜디오 (Comma Studio)

새해 첫 스톱모션 광고로 ‘메이플스토리M – 패스파인더’ 광고가 지난주 런칭했습니다. 스톱모션 제작은 콤마스튜디오가 담당하고, 저는 금속관절뼈대 제작으로 참여했죠. 이 광고에서는 단 30초 동안 온갖 화려한 스톱모션 기술이 현란하게 펼쳐집니다. 대형 세트와 더불어 불꽃, 조명, 점프, 뜀박질, 플라잉, 카메라 워크 등 가히 스톱모션 기술의 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합니다.

특히 캐릭터들의 역동적인 동작은 한 프레임씩 촬영하는 스톱모션에서 구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동시에 카메라 워크까지 더해지면 제작 난이도가 성큼 올라가죠. 자칫 CG로 보일 법한 부분까지 스톱모션으로 작업한 덕에, 스톱모션이라는 장르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광고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역동적인 스톱모션이 더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의 영상도 확인해보세요. 콤마스튜디오에서 제작한 TV 시리즈 <보토스>의 ‘무사냥’편입니다. 메이플스토리M 광고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역동성을 강조한 액션 신을 통해 재미와 디테일까지 다 잡은 에피소드죠.


한류 배우 김수현의 군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몇 주 전 막을 내렸습니다. 이 드라마는 세계 각국의 넷플릭스 순위에서 꾸준히 10위권 안에 들고, 넷플릭스 글로벌 종합 랭킹 6위로 한국 드라마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하며 엄청난 인기를 얻었죠.

또한 독특한 개성을 가진 주인공들, 그리고 동화적 코드와 애니메이션 요소를 활용한 감각적인 연출로도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첫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시청자의 시선을 초반부터 한눈에 사로잡았죠. 드라마의 얼개를 잔혹 동화로 잘 압축해 보여준 스톱모션으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애니메이팅과 기존 스톱모션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카메라 워크를 자랑합니다.

이렇게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덕에 온라인상에서는 해외에서 제작한 거라는 둥 3D 애니메이션이라는 둥 이런저런 추측이 많았죠. 하지만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인트로는 한국 스톱모션 업계에서 독보적인 수준의 기술력과 전문 인력을 보유한 콤마스튜디오에서 제작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제가 만든 금속관절뼈대가 캐릭터로 생명력을 얻어 수준 높은 스톱모션으로 탄생한 것을 보니 참 뿌듯하네요. 20년 전만 해도 국내에는 금속관절뼈대를 제대로 테스트할 곳조차 없었는데, 지금은 정말 격세지감이란 말이 실감납니다. 인기 드라마에 이렇게 긴 러닝타임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들어간 것도 참 드문 일이고요.


<UPDATE> ※ 특별 전시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Welcome to the »Dormitorium«)’ 일정이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연기되었습니다. 2020년 5월 20일(수) – 6월 21일(일)

천재지변과도 같은 코로나19 사태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드디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5월 28일부터 6월 6일까지 열립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무관객 영화제로 진행되는 점은 아쉽지만, 그래도 온라인 상영으로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하네요.

올해 특별 기획전에 초청된 작가는 바로 퀘이 형제인데요. 형제의 작품 25편을 상영하는 스페셜 포커스는 추후 장기 상영회에서 공개된다고 합니다. 5월 15일부터 6월 21일까지는 전주 팔복예술공장에서 특별 전시 ‘퀘이 형제: 도미토리움으로의 초대’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형제의 작품에 들어간 몽환적인 세트와 퍼펫을 관람할 수 있어 기대가 되네요. 그리고 퀘이형제의 신작<The Doll’s Breath (2019)>를 위해 제가 제작한 금속관절뼈대도 전시될 예정입니다.

콤마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프리메라 화장품 광고입니다. 지난달에 공개되었죠. 늘 그렇듯 저는 관절뼈대로 참여했습니다. 이 광고의 첫인상은 참 꼼꼼하게 만들었다는 거예요. 스톱모션의 다양한 세부 기술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시청자에게는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화면이 실제로는 의도를 가지고 수작업으로 하나씩 만들어낸 장면이죠.

여느 직장에서 볼 법한 사무실의 책상에 무심하게 올려져 있는 파일철의 디테일. 작은 소품일 뿐인 에어컨이 실제로 작동되듯 움직이는 모습. 와이어를 심지 않고도 재미난 움직을 보여주는 종이 인형.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과 책상 위로 떨어지는 조명의 차이를 통해 이끌어낸 화면의 깊이감. 퍼펫의 얼굴에 광채 가득한 화사한 피부톤까지.

이 정도만 봐도 얼마나 꼼꼼하게 광고를 만들었는지 알 수 있죠. 언젠가 얘기했듯 스톱모션 제작에서 이러한 디테일은 바로 자신감의 표현이자 실력의 지표입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제작 기한이 촉박한 광고에서는 더욱 그렇죠. 뒤이어 후속 스톱모션 광고로 도서관 편도 곧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제가 최근에 참여한 화장품 광고입니다.

스톱모션은 전통적으로 동화적인 감성과 잘 어울립니다. 특히 천 질감을 사용하면 따스함의 표현이 더욱 두드러지는 듯합니다. 동유럽과 일본의 스톱모션이 그러했고, 최근 들어 펠트천 인형의 작품을 봐도 그렇습니다.

퍼펫애니메이션에 강한  <콤마스튜디오>가 이번 화장품 광고에서 스톱모션이 가진 동화적인 감성을 잘 증폭시켰습니다. 1분 정도(?!)의 광고이지만 세트의 크기에서 애니메이팅 표현까지 한국 최대의 스톱모션 스튜디오 <콤마>의 저력을 보여주는 광고 한편입니다.

김우찬 관절뼈대 콤마스튜디오 thinking hand

https://www.instagram.com/p/BpBDmEehOrh/?taken-by=thinking.hand

영국 스튜디오에서 의뢰받은 얼굴 움직임을 위한 부분 뼈대 사진입니다. 프로토타입 제작 과정 중 두 번째 버전이구요.

보통 제작 과정은 미완성 상태라 거의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타인에게 제 고민의 흔적을 보여주는 것이 익숙지 않아서 말이죠.

모든 최종본은 프로토타입 단계를 거치고, 다시 기계적인 해석을 통해 마무리합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완성본의 깔끔함과는 다르게 그 이면의 과정은 거칠고 투박합니다.

위 사진의 버전 이후 다섯 가지 프로토타입을 더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수공과 기공을 사용해 힘들게 여러 가지 테스트 버전을 만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스톱모션 뼈대 제작에 있어 이 과정은 캐릭터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움직임의 특성에 맞게 기술적인 해석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에 뜻밖의 소식을 접했습니다. 클레이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전설로 일컬어지는 윌 빈튼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는 부고를요. 예전에 한국에 왔을 때 봤던 윌의 유쾌한 모습만 기억하고 있는 저에겐 참 충격적인 소식입니다. 오래 알던 친구를 잃는 건 정말 슬픈 일입니다..

제게 있어 윌은 오랜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자였습니다. 제가 뼈대 작업을 시작한 초창기에 제 작업을 테스트해주고, 윌 빈튼 스튜디오에서 함께 일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도 해주었죠. 윌이 제 작업을 좋아해준 덕에 그가 진행한 독립 프로젝트에도 두 차례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윌과 그의 스튜디오는 전 세계에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대중화하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윌 빈튼 스튜디오가 바로 그 유명한 라이카(Laika) 스튜디오의 전신이죠. 한국 스톱모션 업계에도 윌 빈튼과 그의 스튜디오가 끼친 영향은 대단합니다. 우리 업계가 형성되던 초창기에는 윌 빈튼 스튜디오의 작품을 참고하지 않은 곳이 없었죠.

사실 윌이 암으로 투병하고 있다는 사실은 10여 년 전에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수술이 잘 되어 완쾌되었다고 했었는데, 그 이후에도 계속 치료를 받았던 모양입니다. 이제는 부디 좋은 곳으로 가서 편히 쉬시길..

윌 빈튼과 김우찬 클레이애니메이션 거장 클레이메이션 WillVinton_WuchanKim

윌의 한국방문, 술 한 잔 거나하게 걸치고 한 컷.

 

Armature 김우찬 감독의 공구 바이스

위 사진은 바이스라는 공구입니다. 참 오랫동안 사용한 공구인데, 제 기억으로도 한 20년이 넘었죠. 용접이나 열 처리 같이 고열을 가할 때나 산 처리 같이 험한 작업을 할 때 사용하는 막바이스입니다. 그래서인지 바이스 여기저기에서 불에 검게 그을린 자국과 산으로 생긴 녹을 볼 수 있습니다.

원래 바이스는 상단의 바이스면이 평평한데, 위 사진에서는 그 부분에 구멍 몇 개가 나 있습니다. 용접 시에 피용접물을 잡기 위해 바이스면에 홀 가공을 했기 때문이죠. 원래 형태에 비해 많이 너덜너덜해져서 공장 구석에 처박혀 있는 공구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바이스만큼은 제가 어떤 작업을 하든 항상 옆에 끼고 있는 최애 공구입니다.

제가 모든 프로젝트에서 테스트 버전, 즉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에는 이 바이스를 사용합니다. 프로토타입에서 중요한 부분은 외양이 아니라 기능(뼈대의 움직임)이기 때문에, 이 바이스로 빠르게 용접과 땜을 하여 여러 가지 버전을 테스트합니다.

제 뼈대는 CNC 기계 가공 덕분에 깔끔한 만듦새를 가지고 있어 종종 클라이언트에게 감탄을 받곤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멋진 최종 버전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죠. 그 과정은 이 바이스의 모습처럼 우아함과는 완전 거리가 멉니다.

이번 주에도 또 다른 가공을 하기 위해 바이스면에 두 개의 구멍을 냈습니다. 제 경력이 길어지는 만큼 이 바이스에도 훈장 같은 흔적이 늘어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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