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mm 수직 이동 거리의 워커
위 사진의 장치는 30센티 정도의 비교적 긴 이동 거리를 가진 워커(aka 리그 혹은 리깅 시스템)입니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스톱모션 제작 환경을 고려하면, 이동 거리뿐만 아니라 외형도 많이 큰 편에 속합니다. 이렇게 평균적인 크기를 벗어난 이유 중의 하나는 콤마스튜디오가 다가올 광고 프로젝트에서 70센티나 되는 큰 캐릭터를 애니메이팅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경험 많은 애니메이터이자 제 스승이었던 모 외국인 교수님은 한국에서 처음 본 여러 가지 형태의 워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제작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안해 낸 도구였기에 빠른 애니메이팅은 보장하였지만, 캐릭터의 무게감 같은 애니메이팅의 세밀한 요소가 무뎌졌죠. 그래서인지 나쁜 애니메이팅 습관들이 워커를 통해 애니메이터의 손에 들러붙는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오래전 그런 쓴소리를 들어왔던 한국형 리그인 ‘워커’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새롭게 변신하고 있습니다. 아날로그적인 스톱모션 제작에 디지털 테크닉이 도입되면서 ‘워커’는 이제 촬영 시간 단축이라는 본래의 쓰임새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CG 합성과 결합을 통해 심심할 수 있는 스톱모션 표현과 단조로웠던 캐릭터의 동선을 다채롭게 표현하는 보조도구로 거듭나고 있죠. (워커가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이전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링크 : 한국형 리깅 시스템 -워커))